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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

언제나 책을 향하다

by 플로리안504 2025. 8. 26.

 
책에 낙서하는걸 좋아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었다
학교다닐때는 만화도 좋아해서
그림도 그려넣었고
책의 빈 공간에 뭔가를 채워나가는 것을 꽤나 좋아했다

중고책을 사던, 새 책을 사던 항상 낙서를 가득 채워나갔다
담배값을 벌려고 그런 책들을 팔았었을지도 모르는
과거의 언젠가
낙서한 책을 보고 어떤 사람에게 전화가 왔었다

책을 사면 항상 전화번호를 적고 이름도 적고
낙서를 채워나갔기 때문에 그걸 보고 전화를 했다는 것이었다

생각들과 그림들과 수많은 것들을 채워나간
지저분한 책을 어떻게 팔았나 기억이 나진 않지만
밑줄가고 낙서가득한 책을 팔기는 팔았었다

그렇게 써진 낙서들의 내용이 재미가 있었는지
연락이 와서는 몇번 통화하고 하다가
더이상 연락이 오지 않았는데
나의 고뇌의 흔적들이 흥미로워 연락을 했다가
이야기를 나눠보니 별거 없구나 라는 생각에서
그만두었을 것이다

그래도 낙서의 글들이 나쁘지는 않았었나 보다

꽤 많은 시간이 흘러서
다시 책에 낙서로 채우는 일들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 많은 기억과 생각들을 팔지 않을 것이다

과거의 행동중에 후회되는 일들이 몇가지 있는데  
그렇게 많았던 블로그 글들
(주로 영화나 드라마 감상문, 왼손낙서 시리즈)
을 대부분 다 지워버린 것이고,
또 하나는 많은 기록과 생각들을 적어놓은
책들을 대부분 팔아버렸다는 것이다
담배는 정말 백해무익하다

충동적(?)으로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었다
책을 파는 곳, 책이 중심인 곳을 찾아다니면서
특징들이나 좋은점들을 소개하는 컨텐츠를
만들어 보는 카테고리다
예를 들면 지방의 독립서점들, 개성 넘치는 책방들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나는 책에 진심이 되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한다고 읽혀지는 것이 아니다
책에 진심이 되는 나만의 방법은
책의 빈 공간에 내용과 관련된 생각과 관련한 자료들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들, 다른 책들에서 가져온 문장들로
꽉꽉 채워넣는 것이다

꼭 책 내용과 관련이 없어도 된다
다른 책의 내용이나, 영화나 드라마의 감상문
가끔 인상적이었던 어느날의 일기들도 써 넣는다

책의 빈 곳을 다이어리처럼 쓰는 것이다

그렇게 몇권 채워 나가다 보니
어느순간 나는 책에 진심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앞으로 내가 어떤 일들을 추진하든,
어떤 계획을 세우든
그것들은 무조건 책과 연결이 될 것이다